2013. 12. 17. 01:10 | Life as M.D.

가정의학과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대한민국처럼 의사 중에서 전문의 의 비중이 높은 나라는 매우 드물다.

많은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형편과 인구 모델에 맞는 의료보험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고성장을 하고 여러 제도를 빨리 도입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작용들도 많이 생겼다.

 

 흔히들 의사라고 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꼭 무슨과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넓은 의미의 의사는 general physician

즉 1차 진료의로서 질병의 종류와 없이 '모든' 종류의 환자를 보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의사 한 명이 모든 분야의 지식을 안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전공분야를

가지는 것이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한 방편이고, 여기에 해당되는 것들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같은

메이저 과를 비롯해 피부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그리고 진단검사의학이나 예방의학까지 수많은

과들이 해당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런 전공조차 세분화 되어 분과 전공이라고 해서 내과 안에서도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등등

외과에서도 간담도계, 위, 혈관 등등으로 나눠져 의학의 영역이 개개인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매우 좁아졌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의 트레이닝을 받는 의사가 90%가 넘는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 물론 자기의 전공과는

잘 보는게 맞지만 1차 진료의로서의 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1차 진료의란 환자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 치료가 더 필요한 과로 transfer 를 한다던지, 교육이 필요하면 하던지,

자기 능력으로 볼 수 있으면 하든지, 어떻게 보면 교통정리 역할까지 겸하는데, 일종의 주치의 개념으로서

호주, 미국 등 선진국일수록 일차 진료의의 역할이 매우 크고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한 역할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 가정의학과 의사이며, 특히 우리 나라에서도 가정의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대개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다른 일을 주업으로 하는 분들도 꽤 많다.

오만가지 사물에 호기심을 느끼는 내가 가정의학과를 택한 것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글솜씨도 없고 문맥도 하나도 안 맞지만 종종 이렇게 하나씩 블로그에 나의 발자취를 남겨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