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5. 19:59 | 여행/항공정보

내가 김포에서 본 일이다.

젊은 거지 하나가 공항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AF 플라잉블루 골드카드를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카드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대한항공 지상직 직원의 입을 쳐다본다. 지상직 직원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화면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빨간 SKY PRIORITY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지상직 직원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그 SKY PRIORITY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금으로 만든 티어이옵니까?”

하고 묻는다. 지상직 직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다보더니,

“이 SKY PRIORITY를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귀한 SKY PRIORITY를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전장 사람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 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SKY PRIORITY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거치른 손바닥이 누더기 위로 그 Tag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KAL 라운지로 찾아 들어가더니, TV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Tag를 손바닥에 들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칠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아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마일리지를 줍니까? 1마일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해외여행마저 1년에 한두번 쉽지 않습니다. 나는 한 푼 한 푼 얻은 돈으로 대한항공 탑승권을 하나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편도 탑승권을 플라잉블루 적립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삼십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Gold 카드 하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SKY PRIORITY를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SKY PRIORITY를 만들었단 말이오? 그 Priority Tag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SKY PRIORITY,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

 

 

 

라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지난 4월 18일자로 Skyteam Elite Plus 회원으로 승격한 뒤, 마일런이 아닌 진짜 제주도 여행을 가면서

스카이 프라이어리티를 테스트 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사진은 대한항공 김포공항 국내선 대한항공 모닝캄, SKY PRIORITY 체크인 카운터.

 

표를 늦게 구입한 편이라 좌석이 50번대로 배정되어 있었는데, 문자 그대로 "front 쪽으로 부탁"드리니까

창가, 복도만 물어보더니 군말없이 바로 28H (오른쪽 복도 통로좌석, 일반석 1번째 열) 배정해 주더라구요.

모닝캄 정도 티어로 28열 요청하면 어디론가 전화걸어서 좌석 풀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는데,

확실히 뭔가 조금 대우를 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자사 티어(모닝캄 프리미엄, 밀리언 마일러)가 아니면,

당일 국제선 연결 티켓이 없이 국내선 라운지는 입장 불가입니다.

해외(미국, 유럽 등)에서도 국내선만 탑승시 타사 엘리트 플러스 회원 입장불가인데,

보복성 정책 한답시고 피해는 이런식으로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니 원....

뭐 PP카드라는 대안이 있으니 어차피 큰 상관은 없지만 영 찜찜한 부분이죠.

국제선 탑승시에는 그래도 자유롭게 동반인까지 1명 입장할 수 있으니 그저 감격일 뿐입니다ㅠ

 

 

 

 

 

 

일반석 티켓인데도 SKY PRIORITY 찍혀나오고 AF 계정옆에도 ELITE PLUS 라고 표시가 되네요.

프리미엄 캐빈이 아닌데도 이륙전이랑 착륙전에 사무장님 인사 오시고....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닥 실속이 있거나 실용적인 서비스는 아니지만, 이래서 우수회원들은 잘 이탈을 안하게 되나...

생각을 해봅니다.

 

 

 

 

 

 

 

델타에도 티어가 반영이 되어서 에어프랑스 계정을 입력하니까

미국 국내선 이코노미 컴포트를 '무료'로 선택할 수가 있네요.

가장 늦게 출범하긴 했지만, 공동의 product와 혜택 공유 측면에서 역시 한 발 앞서고 있는 Skyteam 입니다.

특히 기재 면에서도 AVOD 장착 등 한국 출발 대부분 노선에서 스카이팀이 앞서는 게 사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