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3. 23:38 | 바둑

 

지난 몇년 동안 스케쥴 때문에 참석 못했던 모교 바둑대회에 첫 참가하여 운좋게도 입상까지 하는 행운을 얻었다.

여러 선배님들 말씀이 내가 최강부로 출전해야 마땅하다는 것이었으나, 최근 몇년간 바둑을 제대로 둔 적도 없고,

실력도 모자라므로 한단계 낮춰서 1조로 출전을 하였다.

최강부(아마5단 이상)가 아니라 하더라도 최강조에 들어갈 실력이 되는 사람이 최소 둘 셋은 되는데다 스위스리그 특징상 초반에 1패라도 하면,

입상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오전 대국들은 평소 내 스타일과 달리 두텁게 판을 짯고 초조한 상대분들이 먼저 실수해서 스타트는 괜찮았다.

 

 

별다른 큰 위기 없이 점심 이후 대국까지 3연승으로 결국 똑같이 3연승 거둔 아마 5단급 강자 선배님과 결승전을 벌이게 되었다.

지난해에는 최강부로 출전하신 분으로 우리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분이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기죽지 않고 내 스타일대로 큰 모양없이 잘게 쪼갠 바둑으로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했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은 아니고 집에와서 수순 까먹기 전에 복기하면서 촬영한 샷

다소 무리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상변 흑 진영을 가르고 나오고 있는 백돌만 잘 수습되면 실리는 백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이 장면만 보면 백이 좀 편하지만,

대회 바둑 특징상 생각 시간이 많지 않고, 공격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확한 수읽기가 요구되기 때문에 사실 좀 위험한 작전이었고 실제로도 문제가 발생했다.

 

내용을 얘기하자면 길지만 결국 엄청난 난타전 끝에 팻감이 조금이라도 많았던 내가 백으로 335수만에 반집승을 거뒀다.....(흑 덤 6집반 공제)

 

 

 

 

 

 

 

생각보다 참가자가 많아서 1조를 89학번 이상으로 시니어, 주니어로 나눠 경기를 진행했고, 우리조는 나의 4연승으로 종료되었다.

 

 

 

 

 

수없이 많은 바둑 대회에 참가했지만, 제대로 된 트로피와 상금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감개무량했다.

사실, 전력상으로 우리조에서 2위로 예상됐지만 내게 정말 많은 운이 따라 마지막 최종국에서 조금이라도 센 상대를 극적으로 따돌렸던 것 같다.

지난 몇년 동안 제대로 활동도 못했는데, 반갑게 맞아주시는 여러 기우회 선배님들이 정말 고마웠고.....

이번 뜬금포가 다시한번 바둑에 대한 나의 열정을 불태우는 계기가 될런지......

 

 

P.S.> 상금 전달하시는 분의 착각으로 우정부(89학번이상) 우승 상품권을 내가 받고, 사랑부(주니어) 상품권을 우정부에서 받아가셨다.

         금액 차이가 없으므로 큰 의미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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