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7. 01:17 | Life as M.D.

  의학계의 권위지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 2013년 5월 달에 실린 내용이구요.

 디씨인사이드 항공기 갤러리에 제가 올린 글이라 역으로 퍼 옵니다. ㅎㅎ

 

참고 저널 - N Engl J Med 2013;368:2075-83

Outcomes of Medical Emergencies on Commercial Airline Flights 

Drew C. Peterson, M.D. 등 

저작권 : 메사추세츠 의과대학  -> 관심있는 분은 직접 읽어보셔도 되용~

  

 최대한 요약해서 써봤습니다.

 

연구설계 : 2008~2010년까지 미국 5개 항공사의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자료

그 중 메디컬 센터에 보고가 된 자료만 해당

 

결과 : 총 7백만 번의 비행에서 기내닥터콜은 약 12,000 회 (확률 1/600)

 

가장 흔한 증상들 : syncope or presyncope (쉬운말로 기절) 37.4 %  호흡관련 증상(12.1%) 구역 or 구토 등 소화기계 (9.5%)

 

기내 의료상황에 실제 의사가 참여한 비율 48.1%

비행기 회항 7.3%

 

기내에서 발생한 환자의 25% 는 착륙 후 병원행, 전체 환자의 8.6% 입원 그리고 사망은 0.3%

사망 환자의 주요 추정 사인으로는 stroke(중풍), 호흡부전, 심장마비 등

 

가끔 기사로도 보도되는 흥미로운(?) 기내분만, 심장마비같은 케이스는 총 1만 2천회의 의료상황중 각각 14명, 38명 으로 매우 드물었음

 

 

결론 : 대부분의 기내 응급의료상황은 syncope(기절), 호흡곤란, 소화기 증상이었으며 심각한 경우는 흔하지 않고 대개는 착륙전에 호전되었다.

       제 의사가 응급의료 상황에 참여한 횟수는 전체의 약 절반 정도.

     항공기 회항이나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기내에서 발생한 환자의 약 4분의 1정도만 병원치료가 필요하였다.

 

 

 

현실 : 기내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환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1차적으로는 기장에게 있다.

        그러나 의사가 기내닥터콜에 응했을 경우, 그 순간부터 환자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의사가 지게 되어있다.

        하지만 환자의 예후가 좋다면 모르겠지만 결과가 안좋게 나왔을 때

        기내 응급의료 키트 장비로는 처치가 곤란한 환자들의 경우에도 항공사나 환자 가족 등이

        의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소송 사례가 많기 때문에 실제 의사들은 기내 닥터콜에 나서길 꺼려하고 있다.

        기내 응급상황에 응해준 닥터에 대한 보상이라든지 법적 보완장치가 절실한 상황.....

        비단 그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응급의학과나 가정의학과 의사가 아닌 경우

        메인 과가 아닌 환자의 진료에 자신이 없어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리고 수백명이 탑승한 비행기에서 의사가 나뿐이겠어 하는 생각 등으로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

 

저 개인적으로도 기내 닥터콜 상황이 안생기는 게 최고라 생각하며 다른 선생님이 먼저 나셔주셨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지요.

 

 

P.S>1  루프트한자 에서는 의사 신분 증명을 하면 5천 마일을 보너스로 준다.

비행기 부킹, 탑승 시에 태그를 달아서 기내 의료상황이 생겼을 때

기내닥터콜 방송으로 승객들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조용히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한다.

 

P.S>2  미국심장협회(AHA)  에서 최근에 가이드라인이 바뀌어서 이제 심폐소생술의 경우 심장마사지만! 해도 되는 걸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인공호흡(mouth to mouth)은 이제 안해도 상관 없다는 것이죠. 심 정지 환자의 경우 심장맛사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네요.

 

2013. 12. 17. 01:10 | Life as M.D.

가정의학과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대한민국처럼 의사 중에서 전문의 의 비중이 높은 나라는 매우 드물다.

많은 선진국들이 자신들의 형편과 인구 모델에 맞는 의료보험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고성장을 하고 여러 제도를 빨리 도입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작용들도 많이 생겼다.

 

 흔히들 의사라고 하면 우리 나라에서는 꼭 무슨과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넓은 의미의 의사는 general physician

즉 1차 진료의로서 질병의 종류와 없이 '모든' 종류의 환자를 보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의사 한 명이 모든 분야의 지식을 안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전공분야를

가지는 것이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한 방편이고, 여기에 해당되는 것들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같은

메이저 과를 비롯해 피부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그리고 진단검사의학이나 예방의학까지 수많은

과들이 해당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런 전공조차 세분화 되어 분과 전공이라고 해서 내과 안에서도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신장내과 등등

외과에서도 간담도계, 위, 혈관 등등으로 나눠져 의학의 영역이 개개인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매우 좁아졌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의 트레이닝을 받는 의사가 90%가 넘는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 물론 자기의 전공과는

잘 보는게 맞지만 1차 진료의로서의 기능은 떨어지게 된다.

 

1차 진료의란 환자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 치료가 더 필요한 과로 transfer 를 한다던지, 교육이 필요하면 하던지,

자기 능력으로 볼 수 있으면 하든지, 어떻게 보면 교통정리 역할까지 겸하는데, 일종의 주치의 개념으로서

호주, 미국 등 선진국일수록 일차 진료의의 역할이 매우 크고 점점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한 역할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 가정의학과 의사이며, 특히 우리 나라에서도 가정의학을 전공하신 분들이

대개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다른 일을 주업으로 하는 분들도 꽤 많다.

오만가지 사물에 호기심을 느끼는 내가 가정의학과를 택한 것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글솜씨도 없고 문맥도 하나도 안 맞지만 종종 이렇게 하나씩 블로그에 나의 발자취를 남겨볼까 한다.